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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사고 20년 '안전무시증'부터 버려야_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한국경제 2015.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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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06-29 00:00 조회5,4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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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사고 20년 '안전무시증'부터 버려야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대형 참사
건설사업자의 안전역량 강화하고
안전에 대한 의식을 바로 세워야"

 

오늘은 20년 전 삼풍백화점이 붕괴한 날이다.
 ‘삼풍 사고’는 502명의 사망 및 실종자 1000명이 넘는 부상자를 낸 우리 역사상 최악의 사고였건만 벌써 잊혀진 과거가 되고 있다.

삼풍 사고는 우리 사회의 총체적 부실과 부도덕성이 빚어낸 대참사였다. 설계·시공·유지관리 등 프로젝트 전 과정에 부실이 있었고 기술자 정신은 실종됐었다. 건축주의 금전만능주의와 인허가 단계에서의 부패사슬도 사고 원인으로 작용했다. 당시 미국 뉴욕타임스는 삼풍 사고를 단순 안전사고가 아닌 ‘종합적인 부패 사고’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삼풍 사고는 TV 드라마 ‘자이언트’ ‘응답하라 1994’ 영화 ‘가을로’ 등의 소재가 되기도 했지만 효과는 일회성에 그쳤다.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세월호 침몰 등 반복되는 재앙이야말로 우리의 안전의식이 여전히 답보상태이고 우리 사회가 안전하지 못하다는 방증이다. 특히 세월호 사고는 발생한 지 430여일이 지났는데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선진국 건설 프로젝트는 시작과 동시에 발주자가 주도하는 안전관리체계가 가동된다. 영국은 발주자의 안전관리 역할을 강조하는 건설디자인·관리(CDM) 제도가 거의 모든 건설사업에 적용된다. 이 제도의 핵심은 안전관리자의 위상과 역량을 발주자 수준으로 높여 건설사업에 대한 주체적인 안전을 확보토록 하는 것이다. 안전부서를 최상위에 위치시켜 안전 우선의 의사결정체제를 구축한 싱가포르 교통부 산하 육상교통청(LTA)도 좋은 예다. 일본 도쿄역 인근의 ‘다이마루유 지구 도시재생사업’은 지진 등 재난재해 대비체계 구축의 모범 사례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도시의 방재성능을 확보하고 재해가 발생해도 도시 기능이 유지되도록 하는 ‘지속가능한 개발’로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

안전사회의 구현은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간단치 않은 일이다. 가장 시급한 일은 국민의 안전에 대한 의식과 가치관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안전무시증’ 극복을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의식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패를 척결하고 도덕성을 회복하는 일이 안전 확보의 첩경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의 안전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건설산업은 건설기술자들의 전문가의식(professionalism) 확립이 급선무다. 삼풍 사고는 ‘프로페셔널리즘의 상실’로 인해 발생한 사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고 당일 보강조치를 하면 건물 붕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던 건축 구조설계기술자가 정확한 진단을 통해 사람들을 긴급 대피시키는 등의 비상조치를 취했더라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건축물의 계획·설계·발주·시공·유지관리 등 전 생애주기에 걸쳐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건설사업 수행 과정에서 가장 막강한 권한과 책임을 지닌 건축주에게 안전에 대한 책임을 부과하는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 건설사업 참여자들의 역할을 정상화해 각종 안전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함과 동시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문화를 정착시키는 일도 중요한 과제다. 신설된 국민안전처를 전체 국가산업의 안전을 지도·감시·감독하는 미국의 산업안전보건청(OSHA)과 같은 강력한 기능을 가진 국가기관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안전은 곧 생명이다. 부끄럽고 숨기고 싶은 과거지만 삼풍 사고나 세월호 참사가 주는 교훈을 가슴에 새기고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인식하며 선진 사례들을 귀감으로 삼아 하나씩 실천해 간다면 우리도 비로소 ‘위험사회’를 넘어 ‘안전사회’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김종훈 < 건설산업비전포럼 공동대표·한미글로벌 대표이사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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