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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지식나눔과 회원, 그리고 멘티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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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직함 떼고 스승으로 나서다 (한경머니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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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02-02 00:00 조회5,6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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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COMMUNITY] CEO 직함 떼고 스승으로 나서다 'CEO지식나눔'


“노인 한 사람이 죽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 없어지는 것과 같다.”

아프리카의 작가 아마두 앙파데바는 유네스코 연설에서 이처럼 말했다. 한 사람의 연륜과 경험이 그만큼 가치 있다는 뜻일 것이다. 하물며 내로라하는 기업에서 최고경영자(CEO)의 위치에 오른 이들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지 않은가. 머리가 희끗한 전현직 CEO 60여 명이 자신들의 경험과 지혜를 인생 후배들과 나누고자 사재를 털어 만든 (사)CEO지식나눔은 그래서 더 뜻 깊다. 올해로 설립 5주년을 맞은 CEO지식나눔 회원들이 새해 벽두부터 부지런히 움직인 현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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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7일 서울 삼성동 한미글로벌 본사에서 모임을 가진 CEO지식나눔 회원들. 앞줄 왼쪽부터 김기용 글로벌비전네트워크 재단 이사장 배희숙 이나루티엔티 대표 한상엽 위즈돔 대표 김종욱 한미글로벌 감사 김정현 CWT코리아 사장. 가운뎃줄 왼쪽부터 김인식 오뚜기 사외이사 민경조 전 코오롱그룹 부회장 김종식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윤봉태 전 GS칼텍스 상임고문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조영철 전 CJ홈쇼핑 사장 신원기 전 르노삼성자동차 부사장 정충시 세진에이엠 대표. 뒷줄 왼쪽부터 이용호 CEO지식나눔 사무국장 조성식 서울시녹색산업회장 노기호 전 LG화학 사장 최동수 한화그룹 고문 임종성 전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장 박일진 라텍 회장 노연상 경동원 사장 윤정호 전 르노삼성차 부사장 김수근 차병원그룹 고문.

 

 

1월 7일 CEO지식나눔의 신년하례회가 열린 서울 강남의 한 사무실. 22명의 전현직 CEO가 회의실에 빙 둘러앉았다. 김기용 글로벌비전네트워크 재단이사장이 ‘청년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펼쳤고 발표가 끝난 뒤 멤버들은 사업 현황을 공유하고 올 한 해 주요 일정에 대해 토의했다. 평균 연령 60세. 이제는 대부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들이지만 기업을 이끌던 때의 열정은 그대로인 듯했다. 현장의 열기가 옆에서 지켜보는 기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정도였으니까.

이날 모인 멤버들의 면면은 화려했다. 민경조 전 코오롱그룹 부회장 김종식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윤봉태 전 GS칼텍스 상임고문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조영철 전 CJ홈쇼핑 사장 노기호 전 LG화학 사장 윤정호 전 르노삼성차 부사장 등 유수의 기업에서 CEO로 퇴직했거나 현재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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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식 전 포스코에너지 사장이 세종대에서 강의를 펼치는 모습. 


과거 기업의 매출과 성장을 위해 머리 깨나 쥐어짰을 이들의 현재 고민은 딱 하나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젊은 세대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것.

2시간여에 걸친 협의를 마친 CEO지식나눔 상임대표 노기호 전 사장 공동 대표인 조영철 전 사장 민경조 전 부회장과 인터뷰를 위해 마주앉았다. 이들은 5년 전 CEO지식나눔을 출범시킨 대표 얼굴들이다.


리더로서 받은 혜택 사회에 돌려주고자 뭉쳐
“1990~2010년은 글로벌화가 한창 진행되던 시기였어요. 고도의 성장기에 사업체를 이끌며 첨단 경영을 접했고 상대적으로 사회적인 혜택도 많이 받았지요. 그러니 이제 우리들이 사회에 돌려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노기호 전 사장의 말처럼 CEO지식나눔을 지탱하는 정신은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 Obliss)다. 설립 초기에는 대기업 CEO 위주로 회원을 모집했지만 지금은 대상을 전직 대학교수 차관급 이상 공직자 여성 기업가 청년 벤처기업인 등으로 확대했다. 31명이었던 멤버는 62명으로 늘어났다. 그 덕분에 대학생을 상대로 한 재능기부를 주로 하다가 지금은 경영 노하우가 필요한 중소기업에 컨설팅을 하는 등 활동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

전현직 CEO들은 500만 원의 입회비를 내고 CEO지식모임에 가입해 모든 활동을 무상으로 하고 있다. 각종 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 전액은 법인 운영금으로 사용하며 남으면 사회복지재단 등에 다시 기부한다. 조영철 전 사장은 “원래 회비를 1000만 원으로 책정했다가 보다 많은 CEO들의 참여를 위해 500만 원으로 낮췄다”며 “교통비도 자가 부담에다 10원 한 장 받는 것 없지만 회원들 모두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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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진(주)라텍 회장과(왼쪽 세번째)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의 멘티들 


CEO지식나눔이 설립 이래 가장 중점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은 한국장학재단과 손잡고 벌이는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0월까지 한국장학재단 서울대 경영학과 한양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세종대 경영대학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 등에서 1343명의 학생들에게 지식과 경험을 나눠줬다. 대학생 멘티들은 직접 해당 분야 멘토를 선택해 취업 상담부터 진로 지도 인성과 비전 개발 등과 관련한 수업을 받는다. 노기호 전 사장은 자기계발을 민경조 전 부회장과 조영철 전 사장은 리더십을 주로 가르친다.

“지금 멘티들 중에는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장학생들이 참 많습니다. 처음 만나보면 열등감 때문에 주눅이 들어 있어요. 그들의 기를 펴주는 게 제 첫 번째 일입니다.”

누구보다 열정적인 멘토로 이름난 조 전 사장의 목소리에 한껏 힘이 들어갔다. 그는 자신이 살아온 질곡의 세월들과 그 시간을 견뎌내고 대기업 사장의 자리에 오른 과정만 1시간씩 풀어놓는다. 그러면 어느새 학생들의 얼굴이 환해진다고. 이렇게 인연이 1년 정도 이어지면 부모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고민들까지 멘토에게 이야기하고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민 부회장은 1년에 한 번씩 잠실구장으로 자신의 멘티들을 집결시킨다. 함께 야구 경기를 관람한 후 “야구만큼 팀워크가 중요한 스포츠가 없다”며 “어떤 조직에서든 리더가 혼자서 모든 권력을 쥐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다. 그는 ‘논어’ 등 고전 속 내용을 발췌해 강의 자료를 손수 만들 정도로 열성적인데 한 번 강의를 시작하면 쉬지 않고 9시간씩 몰아치기도 한다.

“취업한 학생들에게는 통장을 만들어 1만 원씩 저축하라고 했습니다. 멘토링을 받았으니 너네도 나눔에 동참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면서요. 얘네들이 CEO지식나눔의 준회원이 되는 거죠. 가치 있는 경험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사람은 기꺼이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려 합니다. 이로써 거대한 멘토링 사이클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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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학 전 CJ홈쇼핑 대표가 한양대에서 경영대 강의하는 모습.
 



직장인과 중소기업 CEO 대상으로 지식나눔 확대
CEO지식나눔은 올해부터 직장인과 중소기업 CEO로 멘토링 대상을 확대하고 활동 보폭을 넓히기로 했다. 상담을 통해 5년 이하의 주니어 중간간부급인 시니어의 직장생활을 지도하고 임원들의 리더십 등의 고민을 덜어준다. 이를 위해 소셜벤처기업 위즈돔과 손을 잡았다. 현재 위즈돔과 CEO지식나눔의 CEO소셜클럽은 2014년 11월부터 6개월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1명의 전직 CEO에 8명의 직장인을 연결시켜 직장생활 노하우부터 조직관리까지 다양한 부분에 조언을 해주고 도움을 준다. 현재 노부호 서강대 경영학과 명예교수와 민경조 전 부회장이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그밖에 대기업을 경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의 한계를 경험하는 중소기업에 길을 찾아주는 역할도 할 계획이다. 노 전 사장은 “CEO지식나눔 회원 가운데 36명이 비즈니스 코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더 많은 CEO들이 자격증을 취득할 예정”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상설 교육기관인 차세대 리더십 아카데미를 여는 것이 우리 모임의 궁극적인 목표다”라고 말했다. 


문득, 평생을 기업을 키우는 일에 몸 받친 이들이, 또 이토록 수고로운 일을 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민 전 부회장은 “우리는 지식을 나눠주고 젊은 친구들에게서 열정과 에너지를 수혈 받을 수 있고, 누군가를 가르치려면 결국,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지 않느냐”라고 말하며 웃었다.


“주변에 기업의 관리자로 은퇴한 친구들을 만나보면 만사 제치고 쉬고 싶다고 합니다. 여행 다니고 골프 치고 싶다고요. 막상 1~2년 쉬다 보면 허망하고 나중엔 봉사나 나눔처럼 의미 있는 일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 친구들 보면 훨씬 늙어 있어요. 우리 회원들 보세요. 얼마나 반짝반짝 합니까. 모두들 바쁘고 즐겁게 사니 그렇습니다.”(조 전 사장)


CEO지식나눔 회원들은 우리 사회에 나눔이라는 작은 묘목 한 그루를 심었다. 이들은 그 나무가 뿌리를 내려 무성한 열매를 맺고 시원한 그늘도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을 이롭게 하리라고 믿는다.


“은퇴한 사람이 모여야 합니다. 교수 20명, 의사 20명, 변호사 20명이 모이면 분명히 사회가 필요로 하는 도움을 줄 수 있어요. CEO지식나눔이 모티브가 돼 제3, 4의 지식나눔 모임이 탄생하기를 바랍니다.”(노 전 사장)



이윤경 기자 ramji@hankyung.com | 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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