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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작지만 따뜻한 나라 카프카스 3국 기행-박찬원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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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15-12-01 00:00 조회18,3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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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C/E/O


작지만 따뜻한 나라 카프카스 3국 기행


관광객 손길을 타지 않아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

- 박찬원 회원 (前 코리아나화장품 사장, 삼성전자 부사장) -

 

 

카프카스 3국은 러시아 남쪽 국경선인 카프카스 산맥 남쪽에 있는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아르메니아 3국을 말 한다. 오랜 세월 강대국들 사이에서 어렵게 명맥을 이어 온 나라들이다. 인구는 3개국 합쳐 1700만 명이며, 땅 넓이는 남북한 합친 크기다. 세 나라는 살아온 환경이 비슷한데도 종교를 비롯하여 문화는 전혀 다르다. 이슬람교를 신봉하는 아제르바이잔은 중동 국가를 연상시키고, 기독교 국가인 아르메니아는 세계 최초의 교회가 있는 나라답게 전국이 오래된 교회로 가득 차 있다. 카프카스 산맥 바로 아래 있는 조지아는 동방정교회를 믿는데 유럽의 스위스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제르바이잔은 카프카스 3국 중 가장 국민 소득이 높고 인구도 많으며 땅도 넓은 나라다. 첫 인상은 거치른 누런색이다. 전통과 개발이 혼잡하게 뒤엉켜 있다. 수도 바쿠시에는 유네스코 문화 유산에 등록된 구 시가지와 이슬람 사원의 돔, 근세에 마구잡이로 지어지고 있는 빌딩과 동대문 플라자를 설계한 자하하디드가 기획한 아름다운 문화센터까지 뒤섞여 있다. 거기다 두바이를 모방하여 인공섬까지 만들고 있다. 카스피해 연안에서 석유가 많이 나와 수도 바쿠시 외곽까지 석유 추출탑이 꼽혀 있어 도시 전체에서 기름 냄새가 나는 것 같다. 관광지로는 10,000년 전 후기 구석기 시대부터 청동기 시대에 걸쳐 사람들이 살던 흔적으로 6,000여 종의 암각화가 남아 있고, 땅 속에서 몽글몽글 가스가 진흙물과 함께 뿜어져 나오는 진흙화산이 있다.

 

실크로드 교역의 중심지 중 하나인 섀키의 카라반 숙소를 그대로 사용한 호텔이 인상에 남는다. 카라반의 숙소는 지상 2층, 지하 2층의 단단한 돌로 지어져 있다. 가운데 중정에는 낙타를 쉬게하는 방이 있고, 2층은 주로 상인들이 묵고 지하 1,2층은 수행원들의 숙소였다. 방은 각각 3평 정도의 거실과 침실로 나누어져 있고 중간 통로 양쪽으로 좁은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는데 마치 바위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좁은 침대에 누으면 돔으로 만든 육중한 돌의 천장이 중세 이슬람 국가에 와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개미에 물리고 음식 속에 날아든 벌을 모르고 먹다가 입 안에 벌침을 맞은 분도 있으나 의미 있는 하룻밤이었다.

 

아르메니아에서 조지아로 들어가는 순간 분위기가 달라진다. 마치 스위스의 작은 도시를 여행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집집마다 포도 넝쿨이 우거져 있고 길가에는 수박을 가득 쌓아 놓고 팔고 있다. 8,000년 전 와인제조법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나라답게 식사 때 마다 와인이 무료로 서비스 된다. 소련의 공산 혁명을 주도한 스탈린이 태어난 곳도 조지아의 고리라는 작은 도시다. 스탈린의 생가를 비롯하여 그가 타던 열차 등이 스탈린 박물관에 있다. 그리스도교와 타 종교의 충돌지였던 우플리스치케 동굴 마을, 중세의 수도원과 성당들이 곳곳에 있다. 

조지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카프카스 산맥의 해발 5,047미터의 카즈베기 산을 향하여 뻗은 길이다. 여름에는 피서객이 겨울에는 스키를 타러 사람들이 몰리는데, 아슬아슬한 절벽에 길이 뻗어 있고 길가에는 야생화가 가득 피어 있다. 카즈베키 산 중턱 2,170미터 높이에 작은 성당이 있다. 여기에 가려면 산악용 4륜 구동차를 타고 1시간 가량 울퉁불퉁한 산길을 올라가야 한다. 나무가 우거져 있어 나뭇잎을 스치면서 산으로 올라간다. 앞에서 차가 오면 아슬아슬한 벼랑길로 비켜서야 한다. 울창한 나무 숲을 벗어나는 순간 산 중턱에 확 트인 산등성이가 나타난다. 한 여름인데도 흰 눈이 두껍게 쌓인 카즈베기산을 배경으로 멀리 보이는 작은 성당, 하느님의 집이라는 느낌이 저절로 난다.

 

가장 남쪽에 있는 아르메니아는 그리스도교를 세계에서처음으로 공인한 나라답게 성당의 나라다. 4세기에 건축된 세계 최초의 성당을 비롯하여 유네스코 문화 유산으로 등록된 성당, 수도원들이 나라 곳곳에 있다. 대부분 13세기 이전에 건축되었다. 터키와 국경에 있는 아라랏산은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홍수 때 비가 그친 후 노아의 방주가 제일 먼저 도착한 육지로 알려진 산이다. 아라랏산은 터키 영토라 가지 못하고 그 옆의 코르비랍 수도원에서 관광한다. 원래는 아르메니아 영토였는데 터키에게 빼앗겼다한다. 

아르메니아 수도 에레반은 계획 도시다. 알렉산더 타마니안 이란 건축가에게 의뢰하여 도시 설계를 했는데 공공 건물, 광장, 미술관, 극장, 빌딩 등 50여개를 직접 설계했다. 그 중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중심가에 있는 ‘캐스케이드’다. 캐스케이드는 인공 폭포이면서 미술관이고 광장이면서 공원이다. 또한 산 위 동네와 산 아래 다운타운을 연결하는 통로로 에스커레이터 길이만 112m에 달한다. 

 

카프카스 산맥, 성당, 수도원들도 아름다웠지만 아직도 생각나는 것은 따뜻한 인정이다.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긴다. 아제르바이잔에서 양을 잡아 제사를 지내러 나온 가족들을 만났다. 사진을 찍으려하자 선뜻 포즈를 취해주고 쥬스와 과일을 일행 모두에게 나누어준다. 조지아에서 만난 젊은 친구는 한사코 차를 대접하겠다면서 자기 집으로 끌고 갔다. 빵을 굽는 할머니를 촬영하자 할아버지가 나와 커다란 바케트 빵을 준다. 갖고 다닐 수도 없어 거절 했지만 따뜻한 마음은 깊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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