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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망해 보니 세상 혼자 사는 게 아니더라” 김대철 아이정보기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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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15-08-01 00:00 조회18,2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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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의/C/E/O 


“망해 보니 세상 혼자 사는 게 아니더라” 

김대철 아이정보기술 대표 

- 한경머니 이윤경 기자 ramji@hankyung.com│사진 이승재 기자 - 

 

대개 현직에 있는 바쁜 경영인들은 직접 봉사 현장에 나서기보다는 기부로 나눔을 실천한다. 연말연시 연탄 배달 정 도면 모를까. 보안관리 업체 아이정보기술의 김대철(60)대표는 ‘직접’, ‘몸으로’ 하는 봉사의 달인이다. 강연을 통해 ‘실천하는 봉사’의 즐거움까지 전파하고 있다. - 편집자 주 

 

“시간이 부족해서, 남는 돈이 적어서 봉사를 못한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마음이 없었던 거죠. 그걸 깨닫고는 곧장 봉사현장으로 나갔습니다.”

김대철 아이정보기술 대표는 전·현직최고경영자(CEO) 들의 노블레스오블리주 모임인 CEO지식나눔에 올해 초 합류했다. 현직 CEO 가운데 이름 난 봉사왕인 그는 건설 사업관리(CM) 기업 한미글로벌에 임직원들을 대상으 로 자원봉사의 의미에 대해 강의하러 갔다가 CEO지식나눔의 원년 멤버인 김종훈 한미글로벌회장의 제안으로 입 회하게 됐다. 

김 대표는 2003년 11월부터 지금까지 12년 째 매주 토요일 하루 4시간씩 아름다운가게에서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아름다운가게는 기부 받은 물품을 판매해 수익 금을 차상위 계층 및 제 3세계에 전달하는 비영리 재단으 로, 그는 안국 1호점과 강남구청역점을 거쳐 최근에는 양 재점에서 물품을 판매하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나아가 자원봉사를 해오면서 느꼈던 점과 그 유익함을 널리 전파 하는 강의도 다니고 있다. ‘월·화·수·목·금’을 경영인 으로,‘토·일’을 봉사자로 살기를 10여 년, 그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걸까. 

 

아름다운가게의 유일한 CEO 봉사자 

“폐쇄회로(CC)TV 및 보안장비 유통 사업을 하다가 2000년에 쫄딱 망했어요. 매출 18억원 정도 되던 회사로, 나름 외환위기 때도 끄떡 없었는데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친구에게 회사 어음, 보증서 빌려 주고 담보랑 돈까지 대 줬죠. 그 전에 가진 것이 100이었다면 하루 아 침에 0이 됐습니다. 그때 남은 거라곤 집사람 앞으로 있는 아파트 1채가 전부였어요.” 

아내 명의로 된 압구정동 아파트를 담보로 잡고 3억 원을 은행에서 빌렸다. 이 돈으로 빚잔치를 하는 대신 채권 자들을 찾아다니면서 “15%씩 빚을 갚고 남은 85%를 5년 안에 반드시 갚을 테니 시간을 달라”고 애원했다. 

그 과정에서 주변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어려운 사정을 알고 일감을 몰아 준 선배도, 자재비를 5% 깎아 주 면서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 준 거래처도, 월급을 주지 못 하는 상황에서도 김 대표를 떠나지 않은 직원들도 여럿이 었다. 죽을 힘으로 일해 거짓말처럼 5년 내에 빚을 청산 하면서 그는 깨달았다. 

‘나 혼자 잘난 게 아니었구나. 사회는 같이 사는 건데 내 가 잘못 알았었구나.’ 

“좋은 기회에 삶의 진리를 깨닫게 됐습니다. 예전에도 봉사나 기부 의향이 없었던 건 아니에요. 내 수중에 현금이 10억 원이 있으면 나머지는 내 돈이 아니다. 무조건 나 누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망하고 보니 10억원을 손 에 쥐는 건 어차피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봉사나 나눔에 조건을 달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웠죠. 가진 돈이 없으 니 몸으로 때울 수 있는 일이 없을까를 생각하던 중 아름다운가게를 알게 됐어요.”  

주중에는 회사를 위해 부리나케 뛰어다니고, 주말이 되 면 아름다운가게 강남구청역점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매장관리 봉사활동을 했다. 9시 30분에 매장으 로 출근해 청소와 물품 정리를 깨끗이 하고 손님들에게 상 품 설명, 계산 등의 업무를 맡았다. 이 가게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평균 단가가 3000원 선인데, 어떤 날은 하루 매 출이 100만원이 넘기도 했다. 아름다운가게 전국 119개 매장에서 나오는 매출 가운데 연간 40억~45억 원 정도 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된다.

김 대표는 아름다운가게 봉사자들 가운데 유일한 CEO 이자 12년 연속 개근으로 유명하다. 열심히 하다 보니 아 름다운가게 측에서 신입 봉사자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 전국을 다니면서 봉사자 재교육도 실시 했다. 그렇게 2007년부터 강의를 시작한 것을 계기로 지 금은 청소년 대상 진로 강의, 퇴직자 대상 인생 이모작 강 의, 자원봉사 기초 교육 관련 기업체 특강 등을 하고 있 다. 봉사를 하면서 봉사의 의미를 가르치는 강사의 역할도 하는 셈이다. 이왕 시작한 김에 강의를 더 잘하기 위해 코칭, 웃음치료사 자격증도 땄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일전에 ‘봉사 활동도 광고해야 한다’ 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저도 이 말에 동의합니다. 제 주변에 CEO들을 보면 나눔을 실현하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 머뭇거리는 경우가 제법 돼요. 기관이나 단체에 돈 만 보내거나, 돈을 보내고 싶어도 어떤 단체가 믿을 만한 지를 몰라서죠. 저는 그들이 나눔에 동참할 수 있도록 방 법을 알려줍니다. 가령 CCTV 장비를 납품하는 회사에는 ‘장비를 주면 내가 복지관에 설치하고 관리하겠다’고 말합 니다. 제품을 기증받아 저희 직원들이 한 달에 한 군데씩, 장애인 시설이나 노인복지 시설에 설치하고 유지보수까지 해 드립니다. 신청하는 곳이 점점 늘어나면서 해당 회사 도 너무 좋아하고 저희 직원들도 뿌듯해 합니다. 동료 경 영자들이 ‘아! 봉사를 이런 식으로 해도 되는구나’를 알게 되는 거예요.” 

김 대표는 올 초 CEO지식나눔의 멤버로 합류하면서 자신의 자원봉사 이력에 “날개를 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CEO지식나눔에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경영 기술 컨설 팅을 해주기도 하고, 한국장학재단 소속 탈북 대학생들의 멘토가 돼 국내정착과 생활에 도움을 준다. 23세 이화여 대 간호대학에 다니는 탈북 대학생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 보들을 물색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직원들에게 경영권 주고 남은 인생 봉사에 매진 

한참 그의 이야기를 듣다가, 이렇게 봉사 활동과 강연 에 매진하면서 회사 경영은 언제할까 하는 생각이 고개를 들었다. 김 대표는 “오히려 자원봉사를 하면서 사업적으 로도 더 좋은 일이 많이생겼다”며 싱긋이 웃었다. 바닥을 친 이후 매출이 35억 원으로 늘었을 정도로 회사 운영이 잘 됐다. 봉사 활동을 하면서 몸이 건강해지고 마음이 편 안해지니 거짓말처럼 일이 술술 풀렸다. 가족 사이도 더욱 끈끈해졌다. 

“아름다운가게에 나가 매장을 청소하면서 집 청소를 안 할 수 있나요. 손님들을 웃는 낯으로 대하면서 가족들이 나 직원들 앞에서 인상을 쓸 순 없는 노릇이죠. 좋은 일 하 러 나와선 제가 10가지도 넘는 이득을 얻는 것 같습니다.” 

김 대표는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회사 경영에서 서서 히 손을 떼고 본격적으로 자원봉사에만 집중하고자 한다. 그는 “어려운 시절을 함께 겪어 온 직원 중 1명에게 경영 권을 넘겼고 회사 주식도 직원들에게 고루 나눠줬다” 며 “나는 명예회장으로 있으면서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서 자원 봉사를 하고, 강사들을 양성하고 싶은 마음”이라 고 말했다. 

“요즘 ‘100세 시대’다, ‘인생 이모작’이다 해서 여기저기 에서 노후에 돈 버는 법만 알려 주는데 저는 퇴직하고 봉 사하는 삶도 꽤 괜찮다는 걸 알려주고 싶습니다.” 인터뷰가 끝난 뒤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아이정보기술 의 사옥을 나오는데, 회사 입구에 우산, 가방, 장난감 등 중고 물품들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다. 그는 “자신이 아름다운가게에 자원 봉사를 나간다는 걸 아는 주변 친구 들이 기증할 만한 물품들을 하나씩 던져 놓고간다”고 말하 면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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